건강한 몸과 마음

혈당 관리의 어려운 점

은하수너머 2023. 7. 24. 10:22

 새벽에 혈당 스파이트에 대한 글을 쓰고,  잠을 잤다.  밤에 야식을 하지 않았고 1시간30분정도 걷고 왔으며 습도가 높은 날씨이지만 생각보다 덥지도 않아서 푹 잠을 잤다.  상쾌하게 아침에 일어났고 어제 저녁에 아이들이 먹다가 짜장면을 조금 남겨둔 것이 있기에 이를 먹었다. 야채를 먹지는 않았지만 우유 1잔, 밥 두조각, 복숭아 1조각, 바나나 작은 것 2개를 맛있게 먹었다.  

이렇게 먹고 이제는 즐겁게 새로운 한주를 시작하면 되는데 또 그러지 못하고 무너져 버렸다. 어제 슈퍼마켓에 갔을 때, 아내 먹으라고 쥐포를 한봉지 사왔다. 아내도 나도 쥐포 구워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사가지고 집에 올 때만 해도 나는 절대 먹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아내에게도 몸에 좋은 것이 아닌데 괜히 샀구나하는 후회를 했었다. 나보다는 훨씬 더 자제를 잘 하는 아내는, 어제 저녁에 쥐포 한장을 구워서 맥주와 함께 맛있게 먹었고, 나는 잘 참고 먹지 않고 넘어갔다. 

 그런데 오늘 그 쥐포 봉지가 눈에 띄었다. 안 먹겠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쥐포 한장을 구워 먹었고, 연거푸 이를 구워 먹어서 결과적으로는 9-10장은 충분히 되었을 남은 쥐포를 모두 구워 먹어버렸다. 

 이러고 나면 문제가 되는게,  자포자기의 마음이 올라온다. "이왕 깨버렸으니까", "어짜피 혈당은 오를 것이고, 점심부터나 다시 시작하자" 이런 마음 상태가 되어 버린다. 그러면서 과일쥬스- 인터넷 서핑을 하다 보면 곳곳에 '과일'이라고 전혀 몸에 좋을 것이 없는 과일쥬스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다-도 하나를 다 먹어버렸다. 

 방금 전에 혈당을 쟀는데, 아직 혈당이 많이 오르지는 않았다. 요즘 그나마 췌장이 조금이라도 쉬었을텐데, 또 쥐어 짜이는 고통을 당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뇨 진단 초기에 습관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그리고 진단 초기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면, 유야무야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러면서도 벌써 4주째에 접어들고 있는데 아직도 계속 이런다. 

  어제 새벽에 떡볶이에 라면 사리 2개나 넣어서 많이 먹고, 혈당 200 바로 넘기고 이러면 안되겠다고 다짐했는데, 24시간만에 또 이래 버렸다. 각종 합병증이 가시화될 정도로 악화될 때까지 이러는 것은 아닐까? 그 때 가서도, 지금까지 수십년동안 관성이 되어버린 생활습관을 고치지 못하고 계속 끌려다니고, 더 나빠지는 나의 상황을 보면서도 또 이렇게 먹으면서, 변명거리를 찾게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나를 엄습한다.